Date: 2024.05.10 ~ 2024.05.20
Rate: ★ 4.5
Pages: 656
우선 난 반도체에 관한 지식이 0에 수렴하는 독자다. 어디선가 얼핏 주워들은 '반도체의 8대공정'을 제외하면 아는 것도 없고 심지어 8대공정의 각각의 과정조차 몰랐다.
이 책은 그러한 독자들도 충분히 이해하기 쉽게 쓰여졌으며 반도체의 지식 전달의 목적보단 과거부터 현재까지에 있어 반도체의 역사를 알려준다. 윌리엄 쇼클리의 트랜지스터라고 불리는 반도체의 발명부터 최근 TSMC의 파운더리 공정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역사를 보여준다.
작년 여름 책을 처음 펼쳤지만, 책이 너무 길고 어려워보여 덮었지만, 올해 다시 펼쳐보니 책의 몰입감이 좋아 금방 읽게되고 내용도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블로그 포스팅까지 1년이 넘게 걸린 책이다.
Part0 목차
Part1 냉전의 칩
1. 강철에서 실리콘으로
2. 스위치
3. 노이스, 킬비, 직접회로
4. 이륙
5. 박격포와 대량생산
6. 나는 부자가 되고싶다.
Part2 아메리칸 월드의 회로망
7. 소비에트 실리콘 벨리
8. "베끼시오"
9. 트랜지스터 세일즈맨
10. 트랜지스터 걸스
11. 정밀타격
12. 공급망과 외교기술
13. 인텔의 혁명가들
14. 펜타곤의 상쇄전략
Part3 리더십의 상실?
15. 이 치열한 경쟁
16. 일본과의 전쟁
17. 쓰레기를 판다.
18. 1980년대의 원유
19. 죽음의 나선
20.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
Part4 되살아난 미국
21. 감자 칩의 왕
22. 혼란에 빠진 인텔
23. "적의 적은 친구다" : 떠오르는 한국
24. 이것이 미래입니다
25 KGB의 T국장
26 "대량 살상 무기" : 오프셋 충격
27 전쟁 영웅
28 "냉정은 끝났고 당신들이 이겼소"
Part5 집적회로에 갇힌 세계?
29 "우리는 대만 반도체 산업을 원합니다"
30 "모든 인민은 반도체를 만들어야 한다"
31 "주님의 사랑을 중국인과 함께 나누며"
32 리소그래피 전쟁
33 혁신가의 딜레마
34 더 빨리 달려라?
Part6 해외 이전은 혁신인가?
35 "진짜 남자라면 팹이 있어야지"
36 팹리스 혁명
37 모리스 창의 연합군
38 애플 실리콘
39 극자외선 장비 EUV
40 "플랜 B는 없다"
41 혁신을 망각한 인텔
Part7 중국의 도전
42 메이드 인 차이나
43 "돌격의 외쳐야 한다"
44 기술 이전
45 "일어날 합병은 일어난다"
46 화웨이의 부상
47 5G는 미래
48 차세대 대체 전략
Part8 반도체로 숨통을 조이다
49 "우리가 경쟁하는 모든 것"
50 푸젠진화반도체
51 화웨이 습격
52 중국의 스푸트니크 모멘트?
53 공급 부족과 공급망
54 대만 딜레마
Part1 냉전의 칩
1946년 만들어진 컴퓨터 애니악은 유리안에 금속 필라멘트가 들어 있는 진공관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이는 전기가 흐르지 않으면 0, 전기가 흐르면 1을 출력하였는데 약 1만7천개의 진공관을 사용한 애니아은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고 수시로 고장나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진공관의 역할을 하는 스위치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윌리엄 쇼클리의 트랜지스터라 불리는 반도체가 발명되었다.
1959년 킬비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소자들을 1개의 게르마늄 칩 위에 집적하는데 성공했다.
칩위의 부품들을 미세한 금선으로 수작업으로 연결해야했지만, 엄청난 크기의 컴퓨터 정보를 손톱만 한 크기의 칩 속에 집적할 수 있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페어차일드반도체의 로버트 노이스는 '평면 방식'의 설계로 킬비의 집적회로와 달리 걸리적 거리는 전선이 없이 소형화에 유리했고, 회로가 작을수록 전기 역시 덜 필요해 전력 효율에도 강점을 보였다.
이러한 칩의 제작비는 상상을 초월했는데, 유리 가가린을 우주로 보낸 소련에 충격을 받은 미국 NASA의 아폴로 탐사선 프로그램에 노이스의 칩이 대량 공급되었고, 잭 킬비의 텍사스인스투르먼트 역시 미 공군의 미니트맨2 미사일 유도 컴퓨터에 집적회로를 납품하며 규모를 키웠다.
>>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더라도 기술을 실현할 자금과 판매할 시장이 없으면 그 기술은 쓸모가 없어진다. 반도체 산업 초반,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기였기에 반도체 산업을 지지해줄 국방산업이 있었기에 자금과 시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 반도체는 정말 시대를 잘 탄 케이스이다. 현재 2024년 주목받고 있는 AI기술이나 전기차가 반도체만큼의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자금은 확보할 수 있겠지만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라스롭은 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을 발명했고 이는 현미경 렌즈로 큰 패턴을 포착해 게르마늄에 인쇄하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1960년대가 끝날 무렵 10년간의 개발 끝에 아폴로 11호가 발사되었고 여기에는 페어차일드반도체가 탑재된 유도 컴퓨터가 사용되었다.
이로인해 페어차일드에는 벤처 자금이 쏟아져 들어왔지만, 회사의 소유주는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지 않았고 주요 인사들 모두가 회사를 떠났다.
Part2 아메리칸 월드의 회로망
소련학생이 미국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교환학생으로 미국 학교에 왔다. 냉전시대에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소련은 미국을 추월하고 이기기위해 소련의 실리콘벨리를 만들었다. 그 후 그들이 시행한 전략은 그들이 끝까지 미국을 넘어서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전략은 바로 '베끼시오'라는 전략이다.
무어의 법칙이란 반도체에 집적하는 트랜지스터 수는 1~3년마다 2배 또는 그 이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소련은 미국의 기술을 베끼고자 했지만,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공정의 기술들이 필요했고 설사 그러한 공정을 알아내어 반도체를 만들었다해도 이는 미국에 이미 5년이상 뒤쳐진 기술이었다.
또한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였기에 과학자들이 정부의 간섭없이 반도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반면, 소련은 전체주의,독재주의였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정부관료들의 간섭을 심하게 받을 수 밖에 없었다.
>> 이 당시 소련의 영향력과 과학기술은 상당했는데, 이 때 소련의 과학자들이 정부의 간섭없이 정부의 지원금만을 이용해 반도체를 연구했다면 현재의 러시아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소련과 달리 일본은 노선을 정말 잘 결정했다. 이들은 미국의 트랜지스터를 모방하기보다, 이를 이용한 소비재를 만들어 판매하는 방향에 몰두했다. 그 결과 일본의 모리타는 SONY를 설립해 워크맨 등을 판매하며 입지를 다졌다.
반도체를 만들다보니 단가의 절감이 불가피해졌다. 반도체가 개발되던 초창기에는 거의 모든 설계는 남성의 몫이었고 그걸 조립하는 일은 대부분 여성이 했다.
하지만 해외노동자의 임금은 미국인들의 1/10 가격이었고 공산권 중국의 근처라는 불안에도 불구하고 이는 정말 매력적인 가격이었다. 페어차일드는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해외 제조 공장을 아시아에 열었고 다른 기업들도 재빨리 그 대열에 합류했다.
해외노동자들은 임금도 말도안되게 저렴한데다가 노동조합이 사실상 거의 불법인 곳도 많았다.
>> 한국도 이에 크게 혜택을 본 케이스이다. 1960년대 미국의 1/10 가격인 홍콩의 시급은 25센트, 싱가포르는 11센트 그리고 대한민국은 고작 10센트였다.
베트남 전쟁 속 텍사스인스투르먼트의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정밀사격이 가능한 항공 폭탄을 설계했다.
하지만 베트남의 농촌에서 벌어지는 게릴라 전쟁은 항공 폭격으로 이길 수 있는 유형의 싸움이 아니었고 결국 텍사스인스투르먼트의 페이브웨이paveway 레이저 유도 시스템이 전쟁에 도입될 무렵 미국의 패배는 기정 사실화 되었다.
대만정부는 공산주의자들의 승리가 예상되자, 수소폭탄과 핵폭탄을 가진 중국으로부터의 대만의 안보보장을 위해 미국과 단단히 통합되고자 하였다.
2차 세계대전 후 수십 년 동안 대만 경제 발전을 이끌던 리궈딩 같은 대마나 관료들은 미국과 경제적으로 하나가 되기 위한 전략으로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자 하였다. 그들은 이를통해 자국의 경제 성장과 미국으로 부터의 보호를 도모했다.
>> 공산주의로부터 보호받고 싶은 대만의 움직임이 현재 TSMC라는 커다란 기업이 반도체 시장을 꽉 쥐게하는 호랑이를 낳았다.
1970년대 말, 미국의 반도체 기업은 해외에서 수만 명을 고용했는데, 그 대부분이 한국, 대만 그리고 동남아시아에 있었다. 반도체는 아시아 지역에 있는 미국 동반국들의 경제와 정치를 재구성했다.
페어차일드를 떠난 노이스와 무어는 인텔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DRAM이라는 작은 트랜지스터와 콘데서를 합쳐놓은 반도체 메모리를 만들었다. 여기에 전하가 충전되면 1, 아니면 0을 나타내고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콘덴서를 주기적으로 충전했다.
계산을 위한 반도체를 제작할 때는, 각 장비의 특성에 맞춰 제작해야하지만 기억(memory)을 위한 반도체는 그럴 필요 없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이를 간파한 인텔은 4004칩을 개발했다.
노이스와 무어의 혁명은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었는데, 그 중 최고의 수혜자는 구체제의 근간이라 할 수있는 펜타곤이었다.
페리의 추론에 따르면 유도 미사일은 단지 양적 우위를 "상쇄"할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역할도 할 것이다. 반도체를 이용한 혁신적인 무기체계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Part3 리더십의 상실?
미국은 일본이 자본 민주주의가 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었지만, 결국 일본에 미국이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일본은 빠르게 성장하였다.
일본의 기업친화적 성격을 보고 스포크는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일본의 저금리, 미국의 고금리로 이본의 히타치, NEC, 도시바는 거액을 생산설비에 투자하고 D램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점점 높여갔다.
일본은 1980년대 초 미국 경쟁사에 비해 생산 설비에 60퍼센트 이상을 더 투자했다.
>> 일본은 막대한 양의 저축을 하도록 구조적으로 짜여진 나라였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은 새로운 시대의 질서에 맞게 1~2명의 아이를 낳았고, 중년이 된 일본의 베이비부머는 자신들의 은퇴 후 생활을 위해 저축에 힘썼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은행에는 잔고가 쌓였고 일본 은행은 저리로 장기 대출을 내줄 수 있었다.
1980년대 GCA 코퍼레이션은 무어의 법칙을 가능하게 해주는 리소그래피 시장을 차지했다.
GCA는 최초의 스테퍼를 선보였는데 이는 단계적으로 움직이면서 실리콘 웨이퍼 위 개발칩에 빛을 노출시키는 장비이다.
하지만 일본의 경쟁기업 니콘이 급부상했고 GCA의 독점이 깨졌다. 하지만 GCA는 독점기업이라는 이점을 악용해 고객 응대가 최악이었고 방망한 경영과 경기 순환의 악화로 GCA의 시장 점유율은 붕괴됐다.
반도체는 1980년대의 원유와 같다. 제리 샌더스는 "이를 통제하는 자가 전자 산업을 통제할 것이다"고 선언했다.
1980년대 중반의 추세로는 일본은 D램 산업을 지배할 것이며 미국의 주요 칩 제조사들은 시장에서 밀어낼 상황이었다.
이에 실리콘벨리의 CEO들은 미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미정부는 실리콘밸리를 돕기로했다.
1987년, 주여 반도체 기업과 국방부는 서로 절반씩 자금을 제공하여, 이른바 세마테크(Sematech)라는 컨소시움을 결성했다.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세마테크의 설립에 깔린 기본 발상이었다.
세마테크는 GCA에 큰 기대를 걸며 7000만 달러의 지원을 했지만, 1988년부터 1992년까지 3000만 달러의 손실으보며 GCA는 문을 닫게되었다.
모리타와 이시하라는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책에서 현 미국과 일본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일본의 기술이 소련에게 넘어갔을 때를 가정하며 일본이 미국과의 경제전쟁에서 이겼다는 이야기를 했다.
모리타는 Sony의 회장으로 평소 뉴욕의 디너파티에 참여할 정도로 미국과의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그의 책은 미국 관료들 사이에 엄청난 파장을 끼쳤다.
이 책의 파장이 컸던 이유는 그들이 펼치는 의견 뿐 아니라 책에 담긴 사실때문이었다.
미국은 메모리칩 분야에서 뒤집기 어려울 정도로 뒤처져있었고 일본을 트랜지스터 세일즈맨으로 키운 미국의 전략은 끔찍할 정도로 잘못흘러간 것이다.
Part4 되살아난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내셔널세미킨덕터 모두 손실을 발표하고 D램 사업부를 철수시켰다.
미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뉴욕타임즈>는 선포했다.
잭 심플룻 Jack Simplot은 이때 DRAM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감자칩의 왕으로 맥도날드 감자튀김의 재료인 감자를 납품하는 아이다호의 감자 재벌이었다.
파키슨형제는 그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받고 싶을 때 찾아가야 할 벤처 투자자들과는 정반대의 인물이었다.
그들의 마이크론 임시이사회를 진행한 장소는 팬케이크가 6.99달러인 작고 값싼 동네였다.
그는 가격이 하락해 있고 다른 모든 경쟁자가 청산하고 있을 때야말로 상품 시장에 진입할 최고의 시점이라는 것을 알았다.
파킨슨의 마이크론은 비용절감에 모든 힘을 쏟았다.
이들의 창의성과 비용절감능력은 일본을 능가했고 10년이 지난후 일본에게서 소중한 1승을 거두었다.
인텔은 일본에 점차 밀리는 D램을 포기하고 PC를 위한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이 시점에서 인텔은 정말 암울한 상황이었는데, 여기서 그들을 구해준 것은 바로 Only the paranoid survive 라는 앤디그로브의 신념이었다.
그는 창업아이템인 D램을 과감히 포기하고 PC용 칩 시장에 몰두했고 그의 편집증과 함께 매년 혹은 2년 간격으로 더 작은 트랜지스터를 적용하고 더 많은 연산력을 갖춘 칩을 발표했다.
"적의 적은 친구다" 미국은 일본에게 큰 위협을 느꼈고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의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Dram사업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미국의 Dram시장은 거의 파탄이 나있었기에, 그들은 한국에게 시장을 제공할 뿐 아니라 기술도 제공했다.
콘웨이는 실리콘밸리 칩 제조사들이 엔지니어라기보단 예술가처럼 일한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최첨단 장비와 핀셋이 짝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콘웨이와 미드는 결국 일련의 수학적 "설계규칙 desing rule"을 만들어 냈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칩 설계를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늘어나는 연산력으로 제이컵스와 비터비는 무선통신회사 퀄컴 Qualcomm을 차렸다.
그들은 더욱 강력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등장해 현존하는 스펙트럼 대역폭 안에 더 많은 신호를 집어 넣으리라 예상했고, 이는 완벽히 들어맞었다.
소련은 기술 도둑질을 위해 KGB의 T(Teknologin)국을 세웠다.
T국의 요원이었던 베트로프는 아내의 외도와 내무직 근무로의 좌천으로 프랑스에 정보를 넘김으로 소련의 도둑질이 발각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련의 노력에도 그들은 미국에게 점점 뒤쳐졌다.
소련의 패인에는 크게 세가지가 있다.
첫째 정치적 간섭, 둘째 민간 소비시장이 아닌 군사수요에 지나치게 의존, 셋째 국제적 공급망의 부재이다.
소련은 엄청난 첩보 작전과 젤레노그라드 같은 거대한 연구 시설을 동원했음에도 미국을 따라잡지 못했다.
걸프전의 페이브웨이 폭탄으로 전쟁은 과거와 달리 "기술 작전"이 되었다.
일본은 D램 시장의 독점으로 PC 시대가 오는 것을 놓쳐 버렸고 그들의 반도체 지배력은 점점 잠식되고 있었다.
소련도 마찬가지로 냉전 패배로 인식하고 실리콘 밸리에 직접 견학을 가는 등 미국의 기술력을 전수받고 싶어했다. 이렇게 미국의 경쟁자 모두가 붕괴를 향해간 것이다.
Part5 직접회로에 갇힌 세계?
대만은 칩을 설계하거나 최신칩을 만들지 않았기에 이윤이 적었다.
게다가 중국이 제조업과 조립에 끼어들며 대만은 첨단 반도체를 스스로 생산하는 나라가 되어야만 했다.
모리스창은 대만에서 회사 TSMC를 설립했고 고객이 설계한 칩을 생산해주는 반도체 회사를 설립했다.
이는 일개 민간기업이 아닌 국가 프로젝트였다. 모리스창의 파운드리 비지니스 모델은 펩리스 칩 설계 기업을 만들었다.
>> 많은 아시아 국가는 1900년대 후반 반도체 제조 및 조립 산업에 참여했다. 그 중 한국, 대만 그리고 일본은 제조 및 조립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 반도체 생산 기술을 만들어 그들만의 생태계를 꾸려나갔다. 특히 대만의 TSMC는 최신 반도체기술에 대한 투자자본이 요구되지 않고도 최종시장에 적합한 반도체의 연구와 개발이 가능하게 하는 대표적인 펩리스 반도체 기업이다.
중국 또한 반도체에 많은 관심을 갖고있었다.
하지만 마오쩌둥이 갖고있는 교육의 극단주의는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극단주의를 펼치며 인민의 평등을 주장했다.
그 결과 수많은 전문가들은 농사를 짓거나 죽임을 당했고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기회를 잃어버렸다.
그 후 리처드창이 등장했고 그는 TSMC를 롤모델로 삼아 SMIC를 설립했다.
반도체를 만들던 초기에는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너무 컸기 때문에 리소그래피 장비가 문제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무어의 법칙에 따라 트랜지스터의 발전은 빛의 파장을 따져야할 정도로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줄여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소그래피 시장은 '무슨 광선을 쏠 것인가, 상업성이 있는가'가 매우 중요해졌다.
이러한 리소그래피 시장을 독점하는 기업은 바로 네덜란드 회사인 ASML이다.
ASML은 리소그래피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으며 이 단 하나의 회사가 관리하는 단 하나의 공급망에 리소그래피의 미래가 좌우된다.
** 혁신가의 딜레마는 신흥시장에서 새로운 기술로 전환해야할 때 리더들이 직면하는 어려운 선택을 말한다. 인텔은 그 당시 최고의 가치를 지닌 PC와 서버용 칩에만 몰두하여 아이폰용 칩 공급계약을 거절했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암의 아키텍처가 그 계약을 따냈다. 인텔의 리더들은 혁신가의 딜레마 상황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했고 그 결과 다른 반도체 회사에 선두를 빼앗긴 상태이다.
>> 나는 한국의 반도체 회사인 삼성과 하이닉스도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게 바로 나스닥과 코스닥의 상승률이다. 현재 코스닥은 박스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반면 나스닥은 고공행진중이다. 한국의 대표 기업 삼성전자는 7만원대에서 정체중이지만 미국의 엔비디아는 현재 주가가 천장을 뚫고 올라가는 중이다.
기술에 대한 규제가 과연 옳은 것일까? 미국은 과거와 달리 기술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미국은 그들의 경쟁자들보다 '빨리 달리면' 이에대한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고도화된 제조 시설이 해외로 이전되었기에, 미국은 안심해선 안된다고 반 아타가 말했다.
Part6 해외 이전은 혁신인가?
기술발전으로 인해 장비와 칩의 세대가 바뀔수록 팹을 개선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한없이 높아졌다.
반도체에는 크게 세가지 산업이 있다.
첫번째로는 로직산업으로 스마트폰, 컴퓨터, 서버를 운영하는 프로세서 관련이며 둘째 메모리산업으로 컴퓨터가 작동하고 있을 때 필요한 단기메모리인 D램과 장기간에 걸쳐 데이터를 저장하는 플래시 메모리 혹은 낸드 메모리를 만든다. 마지막 시각 음성 신호를 디지털 데이터로 치환해주는 아날로그칩, 휴대전화 무선네트원크 관련 무선 주파수칩과 반도체를 만드는 산업이 있다.
이 모두 대부분이 동아시아에서 만들어지는데, 팹리스 기업은 설계에만 집중하고 생산은 다른데에 외주를 맡긴다.
퀄컴의 중앙처리 장치AP, 엔비디아의GPU 등은 설계만하고 모두 외주를 맡긴다.
삼성과 달리 제조를 하지 않는 TSMC는 많은 회사에 신뢰를 주었고 중립적인 입장을 공수하였기에 TSMC연합군을 통해 경쟁자들을 기술적으로 따돌릴 수 있었다.
TSMC는 금융위기에 오히려 공격적 투자를 하였고 스마트폰 칩 시장을 차지하려고 달려들었다.
아이폰은 초기와 다르게 그들만의 독자적 실리콘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구상하였다. 애플은 이를 설계하고 칩은 모두 TSMC에서 만들어진다.
>> 과연 어떤 반도체 선두기업이 삼성에 칩 생산을 맡기겠는가? 삼성은 경쟁사이고 비밀유지서약을 하더라도 이는 형식상의 절차일 뿐이다. 따라서 한국 반도체 기업은 TSMC처럼 거대한 수주를 받으며 칩 생산을 하기엔 어려운 상황에 있다.
트랜지스터가 소형화되자 이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광선보다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 13.5nm의 극자외선이 필요로했다.
사이버와 트럼프 회사가 주석방울을 폭발시켜 극자외선 광선을 만들었고 자이스는 물리브덴과 실리콘층을nm단위로 100개층을 쌓아 그 어떤 물질보다 매끄러운 표면의 거울을 완성했다.
이러한 EUV장비는 수많은 관계자가 얽혀서 만들어 진 것이다.
옌이 말하길 '플랜 B는 없다' 오직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장비가 답이다라며 극자외선 기술 개발에 힘썼다.
인텔지도부는 TSMC와 달리 반도체 설계와 제조 양쪽에 신경을 써야했다. 그렇기에 신생반도체 설계업체를 위협적 인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CPU중앙처리장치는 서로 다른 유형의 계산을 수행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 모든 계산을 순차적으로 한 번에 하나씩 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GPU는 AI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었고 GPU를 만드는 엔비디아가 급 부상하고 인텔은 망조로 들어섰다.
>> 인텔의 망조는 예정된 수순아니었을까 싶다. 세대 교체는 당연하다.
Part7 중국의 도전
중국의 모든 주요기술은 언제 깨질지 모르는 외국산 실리콘 위에 서있다.
중국도 '핵심기술' 관련 사업을 해야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마오쩌둥이 기회를 한번 날려먹은 후 시진핑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행동했다.
시진핑은 '돌격대와 특공대를 꾸려 전선을 돌파해야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점점 긱술이 고도화 될수록 타국의 반도체에 의존해야한다는 것을 알고있었고,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반도체 수입 비중을 85%에서 30%로 줄이고자 하였다.
하지만 효율보다 안보를 중요시한 중국은 반도체 생태계의 한 분야에서 한 몫을 챙기려는 전략이 아닌 반도체 시장 전체를 먹어버리려했고 이는 50년간 아시아의 경제 성장과 정치적 안정을 떠받쳐 왔던 것을 충분히 위협할 만 했다.
>> 역시 중국은 스케일이 다르긴 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봤을때 이는 큰 성공을 이뤘다고 보기 어렵다. 비록 화웨이라는 회사가 세계적으로 활약을 하고 있긴 하지만, 현재 반도체의 선두주자는 여전히 미국과 대만이기 때문이다.
기술이전은 당연한 수순인가?아니면 부도덕한 행동인가?
언제나 2등급 취급을 받은 IBM은 베이징과 협력하기 위해 기술을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인텔에 자리를 뺏긴 AMD도 핵심기술을 중국에 팔아치웠다.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거나 재정적 필요에 쫓길때면 장기 목표에 집중하는 것은 그저 사치에 지나지않는다.
중국은 그런 틈을 잘 파고들어 외국 반도체 기업이 기술을 이전하고, 생산설비를 개방하거나 지식 재산권 라이센스를 하가하도록 하였다.
중국의 자오는 TSMC의 지분 25%를 원했다.
하지만 이는 당시 대만의 해외 투자금지법에 따라 금지되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정부 관련 펀드가 해외의 반도체 기업을 꾸준히 사들였다.
이병철의 삼성과 린정페이의 화웨이는 사업의 방식이 매우 유사하다.
먼저 정부규제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값싼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적 관계에 계속 공을 들였다.
둘째 서구와 일본이 개척한 제품군을 특정해서 그것을 같은 품질에 낮은 가격으로 만들어 내는 방법을 모색했다.
셋째 새로운 고객을 찾기 위해서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회사들과 경쟁하면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주저없이 세계화를 선택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토대로 이병철의 삼성과 린정페이의 화웨이는 결국 각 국에서 성공한 최고의 기업이 되었다.
더 많은 스펙트럼에 더 많은 데이터를 집어넣는 5G를 구성하기 위해 많은 통신사들이 노력중이다.
그 중 선두주자가 바로 화웨이다.
화웨이는 5G네트워크 장비 일부를 자체 설계가능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이의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군사력에 새로운 균형이 도달할 수도 있다.
중국은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상쇄(offset)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미국은 과거에 비해 뒤쳐졌고 반도체 제조는 대만에 의존한다.
새로운 국방전략을 연구했던 관료인 맨터핀은 이렇게 비꼬았다.
'상쇄 전략을 통해 앞서가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소리입니다. 중국이 우리와 같은 차를 타고 달리고 있으니까요.'
>> 반도체를 개발해 군사적 위를 상쇄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는 건 세계화 시대에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반도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각 국의 기술들이 총동원 되어야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의 국가(중국)에서 반도체를 설계부터 제조까지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Part8 반도체로 숨통을 조이다
인텔 CEO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2015년 현재 미국반도체산업협회로 한동안 할 필요가 없었던 미정부관료들과 어울려야만 했다.
세금감면, 규제 완화요청과 더불어 중국의 막대한 반도체 보조금의 제동 등의 이유였다.
기술확산은 막을 수 없고, 다른 나라의 기술역량이 발전하면 미국에 이익이 되며, 그렇지 않더라도 기술의 진보는 막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오바마 이후 트럼프 취임 후, 미국 반도체 사업의 근본문제는 그들의 최대고객이 최대 경쟁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기술보다 무역에 관심이 있었고 ZTE소동으로 무역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특히 D램 메모리칩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필요했다.
만일 중국의 푸젠진화반도체가 D램 관련 기술을 갖게되면 중국정보의 막대한 보조금과 함께 SK hynix, 삼성, 마이크론을 위협할게 뻔했다.
중국은 마이크론의 기술을 빼돌렸고, 마이크론을 이를 고소했지만 되려 중국은 마이크론을 자국시장에서 내쫓았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웨이퍼 관련 장비 수출 억제로 중국은 칩을 만들 수 없게 되었고 중국의 최신 D램 기업은 무너져버렸다.
많은 나라들이 화웨이의 5G네트워크 설치를 반대했지만, 영국은 달랐다.
영국은 '서구가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누룰 수 있다면 스스로를 속이는 대신에, 우리는 중국이 미래에 세계의 기술 강국이 되는 것을 받아들이며 그 위험을 지금부터 관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국 관료들은 직접적으로 화웨이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반도체 산업은 병목으로 가득했기에, 미국의 제재는 중국이 더이상 칩을 살 수 없게 하였다.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소련이 스푸트니크호를 발사한 후 미국은 경쟁자에게 뒤쳐지고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혔고, 워싱턴이 과학과 기술에 돈을 쏟아부은 사건을 말한다.
중국도 이러한 스푸트니크 모멘트를 겪었다.
하지만 기계장치부터 소프트웨어까지 공급망의 다양한 측면에서 기술적으로 독립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자로 수십년 후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중국은 현재와 미래를 주도할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였으며 결국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2021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수많은 회사가 반도체를 원했다.
이는 반도체 공급망의 문제라기 보다는 수요의 증가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은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하는 계기가 되었고 자국에 반도체 제조망을 두려는 시도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 한국의 반도체 공장도 미국에 많이 설립되어있는 것을 보면 미국이 얼마나 자국에 반도체 제조망을 형성하고 싶어하는 지 알 수 있다.
대만의 반도체 설계의 독점으로 인해 대만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 문제가 대두되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의 TSMC를 먹어버린다면 미국은 아이폰 조립뿐 아니라 칩까지 중국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 최근 중국 모함이 대만을 둘러싸며 해상훈련을 진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먹어버리는 것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며 최악의 상황에는 TSMC를 모두 폭파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 북한의 잦은 도발에 한국인들이 무뎌지듯, 중국의 잦은 도발에 대만인들 또한 무뎌진 듯하다. 중국의 행보에 세계의 뉴스가 떠들썩했지만 정작 대만인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다고한다.
